› 채택된 감정 결과 › 두부·뇌·척수, 중추신경계 › 신경증VII항목과 정신증VII항목

후유장해진단서만을 취신하여 정신과 부분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배척한 사례

신경증VII항목과 정신증VII항목 · 2020-04-21


(1)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후유장해진단서(을 제3호증의 4)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 및 OO병원에서의 수술 이후 피고에게 통증으로 인한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의 장해가 남아 있고, 이는 맥브라이드 노동능력상실평가표상 두부, 뇌, 척수 항목의 Ⅶ-B-2-b항에 해당되어 2009. 9. 17.부터 5년 동안 26%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고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노동능력상실률은 단순한 의학적 신체기능장애율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종전 직업의 성질과 직업경력 및 기능숙련 정도, 신체기능장애 정도 및 유사 직종이나 타 직종에의 전업가능성과 그 확률, 기타 사회적·경제적 조건 등을 모두 참작하여 경험칙에 따라 정한 수익상실률로서 법관의 자의가 배제된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것임을 요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77198, 7720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제1심법원이 정신과 부분 신체감정신청을 채택하였으나, 피고는 ‘기존의 우울증이 더 악화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폐쇄병동에 1개월 동안 입원할 수 없고, 통원감정이 가능한 병원을 지정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신과 감정을 거부한 사실, ② 정신과 부분의 후유장해를 평가하기 위하여 1개월 이상의 입원관찰이 필요하나 반드시 폐쇄병동에 입원할 필요는 없는 사실, ③ 위 후유장해진단서는 원고가 4년 이상 입원치료를 하고 있던 동산병원 소속 정신과 의사가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투여하고 있던 피고의 주관적 호소만을 반영하여 2009. 9. 17. 작성한 사실(피고의 정신과적 증상은 마약성 진통제 투약에 따른 일시적인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④ 피고는 2010. 6. 4. 비뇨기과 부분 신체감정을 위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 내원하였는데, 당시 간호정보조사지에는 ‘의사소통 : 원만함, 정서상태 : 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신빙성이 크게 떨어지는 위 후유장해진단서만을 근거로 정신과 부분의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한 것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오로지 위 후유장해진단서만을 취신하여 정신과 부분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여러 차례에 걸친 수술로 발생한 극심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하여 약물중독이나 그에 준하는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하 ‘동산병원’이라 한다)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 등을 정상 투여량보다 과다하게 투여받은 것으로 보이고, 동산병원 의료진의 치료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하고 퇴원요청에 불응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확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차원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며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 손해경감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이 그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민법 제763조, 제396조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참작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손해경감조치의무가 수술을 받아야 할 의무일 경우, 일반적으로 피해자는 그 수술이 위험 또는 중대하거나 결과가 불확실한 경우에까지 용인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겠으나, 그러하지 아니하고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 이를 용인할 의무가 있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다10714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05. 8. 23. 동산병원에서 요추 제4-5번, 요추 제5번-천추 제1번 추간판내장증에 대하여 디스크절제술 및 후방추체 유합술(이하 ‘1차 수술’이라 한다)을 받은 사실, ② 피고가 투여한 염산페치딘 등을 비롯한 마약성 진통제는 심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수술 후 단기간 투여하는 약물로서 3~4시간 간격으로 1회 35~50㎎(1일 280~400㎎)을 피하 또는 근육주사로 투여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③ 피고는 1차 수술 이후부터 2008. 1. 15. 요추 제5번-천추 제1번의 전방추체 유합술(이하 ‘2차 수술’이라 한다)을 받기 이전까지 2년 3개월여 동안 1일 투여량의 3~8배에 달하는 과다한 양의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투여한 사실, ④ 동산병원 의료진이 피고에게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과 중독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하였음에도 피고는 동산병원 의료진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약성 진통제의 투여를 계속 요구하였고, 의료진은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피고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이를 투여한 사실, ⑤ 동산병원 의료진이 피고에게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의존성과 관련하여 정신과 치료를 요구하고, 마약성 진통제의 투여량을 제한하려고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절하고 투여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 ⑥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에 걸쳐 과다 투여하는 경우 발기부전이나 배뇨곤란, 중추 신경계 저하나 섬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사실, ⑦ 피고가 1차 수술 이후에도 요통 등을 계속 호소하고 수술부위 불유합으로 인한 증상이 지속되자, 동산병원 의료진은 2007. 1.경부터 피고에게 증상의 호전을 위해 관례적이며 상당한 결과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2차 수술을 권유하였으나,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하면서 마약성 진통제만을 계속하여 투여하다가 1년 정도가 경과한 후에 비로소 2차 수술을 받은 사실, ⑧ 동산병원 의료진은 2009. 6.경 피고에게 요통을 유발할만한 명확한 원인이 없다는 이유로 퇴원하여 통원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가 동산병원 의료진의 진료에 협조하지 아니한 채 통상적인 용량을 현저히 초과한 마약성 진통제의 투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2차 수술을 거부하며 퇴원요청에 불응한 것은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손해경감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확대에 영향을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손해경감조치의무 위반의 점을 참착하였어야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및 범위를 심리·판단함에 있어 이를 전혀 참작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나. 정신과 부분 후유장해에 관하여 

(1)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후유장해진단서(을 제3호증의 4)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 및 동산병원에서의 수술 이후 피고에게 통증으로 인한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의 장해가 남아 있고, 이는 맥브라이드 노동능력상실평가표상 두부, 뇌, 척수 항목의 Ⅶ-B-2-b항에 해당되어 2009. 9. 17.부터 5년 동안 26%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고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법률적 증거규칙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실의 인정은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하여야 하고,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노동능력상실률은 단순한 의학적 신체기능장애율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종전 직업의 성질과 직업경력 및 기능숙련 정도, 신체기능장애 정도 및 유사 직종이나 타 직종에의 전업가능성과 그 확률, 기타 사회적·경제적 조건 등을 모두 참작하여 경험칙에 따라 정한 수익상실률로서 법관의 자의가 배제된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것임을 요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09다77198, 7720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제1심법원이 정신과 부분 신체감정신청을 채택하였으나, 피고는 ‘기존의 우울증이 더 악화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폐쇄병동에 1개월 동안 입원할 수 없고, 통원감정이 가능한 병원을 지정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신과 감정을 거부한 사실, ② 정신과 부분의 후유장해를 평가하기 위하여 1개월 이상의 입원관찰이 필요하나 반드시 폐쇄병동에 입원할 필요는 없는 사실, ③ 위 후유장해진단서는 원고가 4년 이상 입원치료를 하고 있던 동산병원 소속 정신과 의사가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투여하고 있던 피고의 주관적 호소만을 반영하여 2009. 9. 17. 작성한 사실(피고의 정신과적 증상은 마약성 진통제 투약에 따른 일시적인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④ 피고는 2010. 6. 4. 비뇨기과 부분 신체감정을 위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 내원하였는데, 당시 간호정보조사지에는 ‘의사소통 : 원만함, 정서상태 : 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신빙성이 크게 떨어지는 위 후유장해진단서만을 근거로 정신과 부분의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한 것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오로지 위 후유장해진단서만을 취신하여 정신과 부분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2다83971 판결 [한정채무부존재확인] )